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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미드에 미쳐 있던 시절에는 자막까지 만들곤 했었는데, 최근에 나오는 미드는 거의 무지한 수준입니다. 미드 자막을 만들었던건 나름 미드로 영어공부하겠다는 이유였는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미드 자막을 만드는건 영어 공부 보다는 한국어 공부에 더 도움이 됩니다. 매끄럽게 한국어로 번역을 해줘야하니까 말입니다. 그래서 혹여나 영어 공부의 목적으로 자막을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이 있다면 당장 그만 두시기 바랍니다. 영어 공부라는 것이 효율성으로 접근하는 문제는 아니지만, 어쨌든 미드 자막을 만드는 것은 들인 노력에 비해 큰 성과를 얻기 힘든 영어 공부 방식입니다. 그냥 다른 분들이 만들어 주신 자막들, 감사하게 감사하면 될일입니다.

아무튼 미드 뿐만 아니라 한국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영화 등등 뭐 남들 다 보는 것들을 거의 안보고 살았습니다. 한동안 일도 바쁘고 이런저런 이유로 또 이런저런 것들 챙겨볼 여유가 없었는데, 그러다가 유럽에서 또 몰타에서 그리고 방콕에서 거의 2달여간 여행하면서는 남는 것이 시간이더군요. 심심한 매일 밤마다 거의 미드만 끼고 살았습니다.

그리고 미드에 새롭게 재미를 붙여준 것이 바로 아래에서 추천하는 미드 veep였습니다. veep 말고도 나르코스도 이즈음에 워낙에 재밌게 봤는데요. 아마도 한주만에 모든 시리즈와 에피소드들을 다 봐버린 것 같습니다. 나르코스야 애써 제가 추천하지 않아도 워낙에 유명한 미드이고, 보통의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자극적인 요소들로 가득찬 드라마입니다. 마약, 섹스, 폭력 등등, 재미가 없을리가 없는 소재들로 가득차 있는 미드입니다.  한편으론 영어 공부하러 갔던 몰타의 어학원에 콜롬비아에서 온 친구들이 꽤 많았는데, 이 나르코스 소재로 대화를 트기가 꽤 편했던 기억입니다.

아무튼 이제 본론으로 돌아와서 오늘 추천하는 미드 veep는 나르코스와는 정반대 느낌의 시트콤입니다. 시트콤이니 당연히 코미디 장르겠지요. 한국어 제목으로는 '부통령이 필요해'로 방영이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래 편집 영상은 미드 veep 시즌 1의 1화의 한 장면인데요, 새로운 미드들 찾아보겠다고 1편씩만 보고 지우고, 보고 지우고 하다가, 바로 이장면에 꽂혀서 veep를 정주행하기 시작해서 이제 막 3시즌에 돌입했습니다. 지금까지 여섯번째 시즌까지 나와있고, 곧 시즌 7도 예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정도의 시즌 숫자라면 이미 재미는 보장된거라 봐도 좋습니다.

 



일단 50분짜리가 아니고 편당 27~8분 정도 길이여서, 자기 전에 한편 두편 보기가 편합니다.  50분짜리 미드들, 예전엔 24시, 최근엔 스콜피온 같은 미드들 같은 경우는 매 에피마다 사건이 터지고, 또 다른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그 사건들이 항상 비현실적이고 극단적입니다. 처음엔 흥미롭게 보다가도 보면 볼수록 지치게 됩니다. 결론도 항상 '이렇게 저렇게 해서 주인공이 멋지게 해결했다!' 이렇게 끝나고 말입니다.

그래서 스콜피온의 두번째 시즌은 매 에피마다 거의 스킵하면서 봤습니다. 재미는 있는데, 뻔한 결과가 예상되니까 집중이 잘 안되었다다고 할까요. 나르코스 또한 극단적이고, 결과를 알고 보는 드라마이지만(주인공이 결국엔 죽거나 잡히겠죠), 콜롬비아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의 실화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 드라마에 현실성을 부여합니다. 

veep 역시 매화마다 소소한 사건 사고들이 일어나지만, 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라서 좋습니다. 부통령의 일상적인 말, 행동 하나하나가 뉴스에 나올 사건, 사고로 부풀려진다고 할까요. 당연히 주인공이 veep(vice president), 부통령이니까요. 게다가 veep는 부통령과 그 주변 인물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기 때문에 우리가 쉽게 접하던 상황도 아니라 신선합니다.

그리고 이 부통령 역을 연기하는 Julia Louis Dreyfus, 극중 이름 셀리나 마이어의 연기와 존재감이 드라마를 전체를 정말 꽉 채웁니다. 드라마 속에서는 무능 그 자체의 아이콘인 것 같으나, 배우가 묘사하는 직업의 특성상 극중에서 연설이나 인터뷰 하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정말 실제로 정치하는 분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번 스피치가 기가 막힙입니다. 서두에 영어 공부 이야기를 잠깐 했는데, 영어 공부 목적으로 미드를 보시는 분들이 봐도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또 부통령 셀리나의 직원들 역시도 하나하나 캐릭터성이 넘칩니다. 아래 얼굴들만 봐도 대략의 캐릭터들이 그려질 것 같은데, 그중 부통령의 치프 스탭인 에이미는 1991년의 영화, My Girl의 여주인공 베이다다로, 실제 이름은 안나 클럼스키랍니다. 단순히 배우가 매력는 배우라 구글링 해봤는데, 어찌나 반갑던지요. 어린 친구들은 매컬리 컬킨은 알아도 마이걸은 모르는 친구들도 있겠지요?

http://www.hbo.com/veep/cast-and-crew/index.html



뭐랄까 미드의 고전이죠, 프렌즈에 비견될만한 캐릭터들이 아닐까 싶어요. 정말 더하나거 뺄것 없는 가장 완벽한 조화의 팀이랄까요. 물론 실제 극중에서 모두가 손발 딱딱 맞는 보좌진 그룹, 그런 그림을 기대하지는 마세요. 부통령부터가 굉장히 이상한 캐릭터입니다. 야먕은 높은데 능력은 따라주지 못한다고 할까요. 저 위의 편집 영상, 성질이 오를대로 올라 에이미에게 일갈하는 저 장면이야말로 우리 부통령 셀리나의 극중 캐릭터 그 자체라고하면 보면 될것 같습니다.

프렌즈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이제 프렌즈는 졸업해야할 때 아닙니까. 몰타에서 생활하는 동안 룸메이트였던 콜롬비아 친구가 영어 공부하겠다고 프렌즈를 보더라고요. 반갑기도 했는데, 세상에 언제적 미드를 보고 있는겁니까. 앞서 말했듯이, 이 미드 역시 영어 공부하기에 정말 좋은 미드라고 생각합니다. 부통령 이야기라서 고급스런 영어만 쓸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거든요. 이제 프렌즈 대신에 veep를 봅시다!

정말 재미있습니다. 심각한 정치 이야기는 없습니다. 정치물을 가장한 코미디입니다. 편한 마음으로 개성넘치는 캐릭터들에 집중하는게 이 미드를 가장 즐겁게 볼 수 있는 방법 같습니다. 단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매 시즌마다 편수가 많지 않다는 것, 고작 8~10편 정도에요. 그래서 더 집중해서 보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매 시즌마다 24화 정도 넣다보면 곧 소재 고갈로 이어지지 않겠습니까, 그럼 또 무리한 방향으로 스토리가 전개되어 가는거고 말입니다. 편수가 적다는 건 아쉬운 점이지만 또 장점인 것이죠. 

사실 이 포스트의 목적은 미드 소개 보다는 소니베가스로 간단한게 영상 편집하고 자막 넣는 내용을 알려주는 것이었는데(그래서 위의 영상 자막이 별다른 기교 없이 극도로 간단합니다), 그 소니베가스 편집 영상 올리려고 보니, 저장을 잘못해서 지금 올릴 수가 없군요. 그래서 그 내용은 다음 포스트로 미루고, 오늘은 미드, veep 소개만으로 마치고, 본 내용은 아래 포스트로 이동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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