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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은 잘 보내셨는지요? 저는 필리핀 외노자라 열일했습니다. 필리핀도 Chinese New Year라고 구정 공휴일이 있지만, 역시 토요일이고 필리핀에서 그다지 중요한 휴일은 아니라 대체 휴일 지정은 안해주더군요. 4월까지는 쉬는 날도 없는데, 휴가만 보고 달려야지 싶습니다. 말이 나온 김에, 필리핀 공휴일 공유 먼저 합니다.

 

https://www.officialgazette.gov.ph/nationwide-holidays/2020/

 

여기가 정부 사이트라서 가장 정확합니다. 그리고 보기도 편하고. 뭐, philippines holidays 2020 구글에 검색해서 나오는 사이트 대부분 정확하긴 하지만요.

아무튼, 중요한건 이게 아니고, 일은 일이고 밥은 먹어야 하니까 ‘또’ 다래정 왔습니다. 여기가 잘하기도 하지만, 퇴근길에 BGC 보니파시오에서 외부로 나가는 교통 체증이 너무 심하니까, 올티가스나 다른 지역 맛집까지 가기는 확실히 힘들군요. 그래서 오늘은 스스로 다른 식당에 온 느낌을 내려고 맨날 먹는 제육덮밥 대신에 감자탕 시켰습니다. AKA 뼈다귀 해장국인데, 매뉴에 그렇게 되어 있으니.

필리핀 한식당에서 감자탕 또는 뼈해장국 제대로 마음에 들게 하는 식당을 지난 10년간 단 하나도 만나보지 못한지라, 큰 기대는 없습니다만 또 완전히 없는건 아니란 마음으로 국물 한숟갈 하는데! 이거다 싶네요. 아주 정답입니다. 다래정 음식 잘 하는줄은 진작 알았지만, 감자탕까지 잘할 줄은 몰랐습니다.

 

오래 잘 끓였는지 고기가 뼈에서 그냥 바스러지듯 분리되고, 또 잡내도 전혀 안나고요. 들깻가루 잔뜩 들어간 텁텁한 국물은 짭짤하니 간이 딱 좋고, 왜 있을까 싶은 콩나물 아사아삭한 식감도, 또 한번씩 씹히는 고추 매운맛도 다 좋습니다. 바닥에 우거지 개같이 깔고 뼈 한두덩이 올린게 아니라서, 충분히 배불리 먹었습니다. 우거지 너무 많으면 거르는데 우거지 양도 적당히 아주 딱입니다. 자칫하면 정신을 잃고 밥 한공기 추가로 시킬뻔 했습니다. 1인분 400페소 플러스 부가세가 단 일페소도 아깝지 않은 아주 훌륭한 한끼였습니다.

다래정이 김치찌개도 잘 하는데, 왜 다른 메뉴를 믿지 못하고 그간 제육덮밥만 죽어라 처먹었는지 아주 후회됩니다. 그만큼 정말 과장 1도 없이 그간 필리핀에서 먹은 모든 감자탕과 뼈다귀 해장국중에 일등입니다.

보니파시오 한식당, 다래정 김치찌개도 잘하네요. - https://englishcoffeeonline.tistory.com/m/319

고기 찍어 먹을 겨자 소스랑 생양파와 쌈장의 조합ㅁ가지 있었다면, 필리핀 넘어 동남아 일등일텐데 이건 좀 아쉽습니다. 그래도 역시 다래정은 사랑입니다. 말 그대로 감동의 한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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