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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닐라에서 새로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정확하게는 따귁 시티, 타기그인가? 마닐라가 사실 도시 하나가 아니라 마카티, 퀘존 등 여러 도시가 묶인 메트로폴리탄이지요. 따귁 또는 타기그도 그중 하나고 말입니다. 예전에 마카티, 올티가스 등등은 경험이 있는데 따귁은 처음이에요.그리고 따귁의 BGC, 보니파시오 글로벌 시티에 새 직장이 있는데, 여기는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필리핀이 아닙니다. 거대 상업 지구라서 지하철 역만 없지 거의 갱냄입니다. 필리핀 세부도 그냥 시골이죠.

 

저녁 무렵에 대충 찍은 사진이라, 너무 어둡네요. 이날 하루 종일 걸어서 많이 지쳤더랬죠. 아무튼 저한텐 BGC는 강남인 것입니다.

아무리 바빠도 밥은 먹어야 하니 구글 지도에서 korean restaurant 검색해 보고 가까운 한식당을 찾아 봅니다. 이렇게 완전히 모르는 동네에서도 구글 지도는 당신에게 한식당을 찾아주고, 또 PC방을 찾아주고 그렇습니다. 그리고 구글 지도에서 가까운 한식당을 찾았다면, 이후에는 그 식당을 구글 검색 정보 또는 네이버 블로그 포스팅 정보를 알아보는 겁니다.

 

리뷰가 좋다 그러면 고! 그래서 찾은 곳이 다래정. 일단은 이름부터 잘하지 싶은 식당입니다. 위치는 여기! SM Aura에서 걸어서 15분 정도 걸리지 싶어요. 하이 스트릿 근처에요.

Daraejung koran restourans Metro Manila, Taguig 0917 561 8282 https://goo.gl/maps/Uw7mfBWnt5mYi2Js5

 

손님이 별로 없어 보이지만, 6시 정도만 되어도 이미 사람들로 꽉 차더군요. 위에 번호도 있으니 예약을 하는게 좋겠어요. 저도 사실 세번째 갔을 때, 그것도 꽤 일찍, 아마도 5시전쯤에야 한자리 차지할 수 있었답니다. ‘장사가 꽤 잘된다 = 음식 잘 한다 = 한번은 가봐야 한다’라는 논리로 결국 두번 헛걸음하고도 한번을 더 가는 정성을 발휘한 것이지요.

 

일생을 제육 성애자로 살아왔기 때문에 다래정의 첫 메뉴는 제육덮밥인 것입니다. 게다가 고기집이라, 고기 메뉴 시키면 실패는 않겠다 싶기도 했고요. 그리고 실제로 맛이 좋더군요. 조미료 맛이 좀 나긴 하는데, 거스릴 정도는 아니고, 매운 편은 아닌데 또 한번씩 씹히는 고추가 살짝 매콤하니 입맛을 돋게 합니다. 고기 질도 꽤 좋아요. 삼겹살은 아니고, 전지나 후지 같은데 괜찮네요. 전 대패 삼겹살 아니면 비계는 잘 안먹어서 제 입맛에는 아주 딱입니다. 300페소에 양도 착하고.

또 같이 나오는 된장국 퀄리티가 상답합니다. 식초 냄새 안나는 두부랑 애호박이랑 큼직하게 들어가 있고, 확실이 가격 대비 오버 퀄리티입니다. 지금껏 필리핀 한식당에서 경험한 모든 제육덮밥중 수위를 차지하는 만족도입니다.

 

다만 다른 반찬은 그냥 저냥. 겉보기에 비해 아쉬운 맛이랄까나. 특히 말라비틀어진 김치전은 감점. 그래도 김치는 먹을만 합니다. 뭐 제육덮밥엔 적당히 익은 김치면 되지요 사실.

 

아무튼 한끼 아름답게 했습니다. 300페소에 부가세가 따로 붙지만 돈아깝다는 생각 전혀 들지 않는 아주 훌륭한 퀄리티입니다. 다음엔 묵은지 김치찌개 도전해 버려고요. 이게 그냥 김치찌개도 아니고, 묵은지가 붙었으니 꽤 괜찮지 않을까하는 기대가 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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