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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바오 생활도 거의 3년인데, 남들 다 가는 스파밸리를 이제서야 가봤습니다. 심지어 멀리 있지도 않은데 말입니다. 스파밸리가 SM 라낭 쇼핑몰 맞은편에 위치해 있으니, E&G 어학원에선 택시로 딱 10분이면 가는 거리입니다.

며칠전에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같이 일하는 일본 직원이랑 어학원 근처, 복싱장으로 운동을 갔었지요. 일 끝나고 가는 곳이 이렇게 건전한 곳이라 너무 슬프기도 하지만, 아무튼 2시간 정도 운동하고 돌아오니, 어학원에 정전이 왔더군요. 보통의 어학원들이 그렇듯, E&G도 펌프로해서 기숙사에 물을 대는지라 정전이되면 기숙사에 물이 안나와요. 어쩌지하고 고민 중에 있었는데, 딱 스파밸리 생각이 나더군요.

원래 대중 목욕탕도 안좋아하고, 찜질방, 사우나 이런건 딱 질색인 사람인데, 일단 씻어야 하니까 급한대로 스파밸리에 가야겠다 싶더군요. 정말 살면서 찜질방을 단 한번도 안가봤을 정도에요. 대중 목욕탕은 한국 들어갈때나 한번씩 다녀오니 일년에 한번쯤 가는 셈이 되겠네요. 그래도 매일 잘씻고 다니니 오해는 마시고.

아무튼 스파밸리는 다바오의 한국 교민 한분이 운영하시는 한국식 대중 목용탕 겸 사우나 겸 마사지 샵입니다. 보통 필리핀에서 스파란 이름달고 있는 마사지 가게들의 스파 시설이란게 아주 간단한 샤워 시설에 그치는 점을 생각해보면, 스파밸리는 정말 그럴싸한 마사지 스파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일단, 문열고 들어가면 내부가 카페처럼 잘 꾸며져 있는데, 실제로 커피랑 이것저것 판답니다. 맥주랑 치킨도 파는데, 꽤 괜찮습니다!​



보통 여기 손님들은 목욕탕 이용하고, 마사지까지 같이 받는데, 저는 마사지도 별로 안좋아하니 그냥 목욕탕만 350페소씩 내고 이용합니다. 좀 비싸다 싶은 생각이 들긴 합니다만, 요새 페소 환율이 거의 20 정도라 나쁘진 않는 가격이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3일 연속으로 가서 목욕비로 1천페소 넘게 쓰니까 좀 비싸긴 한것 같아요.​



어쩌다가 4일 연속으로 복싱장을 가고, 또 3일 연속으로 스파밸리도 다녀놨는데, 이 대중 목욕탕의 사우나가 정말 기가 막히더라고요. 원래 정리 운동을 잘 안하는 편이어서, 운동한 다음날은 항상 몸에 피로가 그득한데, 운동 끝나고 바로 사우나하고 이어서 냉수욕도 좀 하고 그러니까 다음날 피로가 전혀 없어요!​



사우나의 효과를 제 몸으로 느껴버린 것이죠. 목욕탕 내부랑 사우나 시설 사진도 함께 올리고 싶지만, 사람이 많아서. 그냥 시설은 한국의 대중 목욕탕과 핀란드식 사우나 그대로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심지어 필리핀에서 구하기 쉽지 않은 이태리 때타월도 팔아요, 70페소에.

아무튼 스파밸리서 3일 동안 사우나 해보고 아주 사우나 매니아가 되어버렸습니다. 느낌적인 느낌이지만, 사우나에서 땀 빼는 동안 살도 도 빠지는 느낌이고, 아니 실제로 사우나 10분 정도가 중간 정도의 강도로 운동하는 효과라도 하니, 그냥 느낌만은 아닐거에요.

스파밸리 덕분에 운동하는 재미도 더 생기는 것 같네요. 그런데 또 이럴수록 더 슬프긴하네요. 일 끝나고 운동말고 다른 거 함께할 수 있는 여자 사람 친구가 하루 빨리 생겼으면 싶습니다. 정말 교회라도 다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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